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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이야기

올레 9코스 - 가족과 함께 걷다

11월 10일은 저희 부부 결혼기념일입니다. 

해마다 이날을 기념해서 이즈음 가족여행을 다녔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제주도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아들은 학교를 뺄 수 없다하여 남겨두고 아내와 두딸을 데리고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들은 고1이 된 뒤 혼자 있는 걸 좋아합니다. 같이 못가는 걸 섭섭해하긴 커녕 오히려 혼자 있게 된 걸 좋아하더군요)


작년에도 하루는 올레길을 걷고 하루는 걸었는데 

올해도 동일하게 하기로 했습니다. 

첫째날은 올레9코스를 걷고 둘째날은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관광지를 들리기로 했습니다. 


공항에 도착한 뒤 렌트카를 인수합니다. 

그런데 렌트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꽤 유명한 스타렌트카에 예약을 했는데

8시 조금 못되어 6번째로 접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차가 배차되지 않는 겁니다. 

필자보다 늦게 온 사람들 다 배차받아 나가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배차가 되지 않아 여러번 항의를 했습니다. 


결국 40분이나 기다린 끝게 겨우 렌트카를 배차받았습니다. 

덕분에 오전 일정이 완전히 꼬이게 되었습니다.  


너무 황당해서 항의한 끝에 연료 20% 혜택보고 관광지 입장권 하나 받아왔습니다. 

가급적 업체에 컴플레인 같은 거 잘 안거는데

오전 일정이 완전히 뒤죽박죽 되는 바람에 컴플레인을 안걸래야 안걸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비교적 저렴하게 좋은 차를 렌트할 수 있어서 가끔 이용하는 렌트카 회사인데 

이날은 업무처리가 왜 그런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날 고객 중에 필자의 가족에게만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덕분에 일정을 다시 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오늘 가족이 함께 걸을 올레 9코스 입구인 대평포구에 도착을 했습니다. 

올레 9코스는 난이도 상코스의 약 7.5km를 걷게되는 코스입니다. 비교적 짧아서 이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길이는 짧지만, 박수기정과 월라봉에 올라야 하는 쉽지 않은 코스입니다. 

이코스에 대한 올레공식 홈페이지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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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고 정겨운 대평포구에서 시작해 말이 다니던 '몰질'을 따라 걷노라면 절벽 위의 드넓은 초원인 박수기정이 나온다. 
품질 좋은 제주의 조랑말을 박수기정 위에서 키워 몰질로 대평포구까지 배에 실어 원나라로 보냈다고 한다. 
박수기정은 보리수나무가 우거진 볼레낭 길로 이어진다. 
월라봉을 오르는 길은 쉽지 않지만 곳곳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펼쳐 보여준다. 
제주의 원시 모습을 간직한 안덕계곡은 
제주의 감춰진 속살을 제대로 보여주는 비경. 제주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계곡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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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아쉬운 것은 설명에서처럼 안덕계곡을 직접 들리지는 않습니다. 




대평포구 앞에 차를 세우고 시작점에서 기념 사진을 한장 찍었습니다. 
지난 9월 올레 8코스를 걸었던 기억이 오버랩됩니다. 
물을 준비 못해서 옆의 식당에서 양해를 구하고 정수기 물을 한병 받았습니다. 


천천히 걷기를 시작합니다. 






아래에서 보면 절벽인 박수기정을 오르는 길입니다. 
길은 긴 시간 오르막이 계속되고 곧곧에 가파를 길들이 나타납니다. 



박수기정을 오르자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날씨가 조금 더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옵니다. 



박수기정에서 보는 대평포구의 전망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뷰이기도 한데 날씨가 영 협조를 안합니다. 




박수기정의 상단부분은 넓고 평평한 지역입니다. 
옛날에는 말을 길렀다고 하는데 지금은 농사를 많이 짓고 있습니다. 







박수기정을 지나 볼레낭길을 걷게 됩니다. 



볼레낭길의 시작점을 조금 지나면 곧바로 봉수대가 보입니다. 



이곳에서 보는 풍경도 너무 멋집니다. 
다만 오늘은 날이 아닌가 봅니다. 날씨가 너무 안좋습니다 
바람도 많이 부네요




이제 월라봉을 오르게 됩니다. 
그런데 곳곳이 지뢰밭입니다. 
말똥인지 소똥인지 천지사방에 널려있습니다. 
똥밟을까봐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걸었습니다.^^



월라봉을 오르는 길은 상당히 가파릅니다. 




월라봉에는 일본군이 2차대전 당시에 파놓은 땅꿀 진지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곳에만 7개가 있다고 하네요
무서워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필자는 동굴 공포증이 있습니다^^;




월라봉을 내려와서 진모르 동산 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곳이 진모르 동산일겁니다. 







진모르 동산을 내려오면 왼쪽으로 자귀나무 숲길이 이어집니다. 
자귀나무 숲길을 지나면 황개천이 나옵니다. 그리고 곧바로 바다로 이어집니다. 








중간스템프 찍는 곳입니다. 
거의 종점을 1.5Km 둔 지점이니까 중간스템프라고 하기도 좀 그러네요



황개천을 지나 9코스 종점까지 이동하였습니다. 
버스를 타고 시작점으로 갈까하다가 여러번 갈아타야해서 
콜택시를 불렀습니다. 
대평포구까지의 요금은 8000원입니다. 
4인이 8000원이면 버스요금이나 택시요금이나 비슷합니다. 오히려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걷지 않았으면 조금 심심했을 올레9코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