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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이야기

한라산 눈꽃 여행 - 영실코스 탐방

아내와 두 딸이 필리핀 여행을 떠났습니다. 
집에는 아들과 저만 남게됐네요
대학 수시에 합격하고 아르바이트하는 아들에게 제주도 여행을 제안했습니다. 
처음에는 싫다하더니 막상 엄마와 동생들이 필리핀 여행 준비하는 것이 좋아보였는지 
제주도에 같이 가자고 합니다. 
그래서 12월 18일-19일 아들과 단둘이 제주도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주도 지금까지 30번 정도 다녀와서 어지간한 데는 다 알고 있지만
아들과 단둘이 하는 여행이라 코스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첫째날 코스로 잡은 것이 한라산 영실코스입니다. 
제주도는 17일 일요일 눈이 많이 와서 한라산에 오를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제주도에 도착한 뒤 차를 렌트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차를 선호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륜 SUV를 렌트했습니다. 
그러나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냥 버스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제주 시외버스터미널 근처 무료주차장에(64 어린이공원 공영주차장) 주차를 하고 터미널에 들어갔습니다. 
제주시외터미널에서 1100도로,  어리목, 영실코스로 가는 버스는 240번 버스입니다. 
한시간 마다 버스가 있으므로 시간을 잘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는 9시 30분 차를 눈 앞에서 놓치는 바람에 10시 25분차를 타야 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영실매표소에서 내렸습니다. 

렌터카 회사가 겁을 많이 줘서 그렇지 영실매표소까지는 제설 작업이 잘 되어 있어서
어지간하면 차가 올라갈만합니다. 실제로 많이 올라와 있구요... 참고하세요

본격적인 산행을 준비합니다. 
영실코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계획은 영실탐방안내소에서 출발하여 윗세오름을 거쳐 어리목탐방안내소로 내려오는 코스입니다. 
영실탐방안내소에서 먼저 택시를 타고 영실휴게소까지 올라갑니다. 
영실휴게소까지는 걸으면 약 40-50분 정도 걸립니다. 
또 영실휴게소에서 동계에는 12시가 넘으면 산에 오르지 못하도록 합니다. 
11시 20분 쯤 내렸기 때문에 걸어서 올라가면 입산하지 못하는 수가 있습니다. 
또 초반에 너무 체력을 소비할 필요도 없어서 택시를 타기로 합니다. 
택시비는 1만원입니다. 4명씩 채워서 타고 택시비를 함께 부담하면 좋습니다. 
저희도 다른 2분과 함께 타서 5천원만 내고 올랐습니다.

영실휴게소에 도착을 했습니다. 도착한 시간은 11시 40분정도... 택시를 타기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들과 함께 스패치를 차고, 아이젠을 신습니다. 카메라를 꺼냅니다. 
벌써부터 풍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이제 설국으로 들어섭니다. 
전날 내린 눈으로 눈이 많이 쌓였습니다. 
사람이 다녀 눈이 다져진 곳은 괜찮은데 옆으로 조금만 비켜밟아도 눈이 무릎이상으로 빠집니다. 
초반에 많은 사람들과 함께 올라갑니다. 
사방에서 감탄사가 계속 터집니다.


아들도 초반에는 표정이 괜찮습니다. 
가져온 등산화가 문제가 생겨 그냥 운동화를 신게되어서 조금 걱정이 됩니다.




















구름 때문에 병풍바위나 기타 풍경이 잘보이지 않습니다. 
아쉽네요


영실코스는 경사가 조급 급하고, 계단이 많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숲을 지나면 주변이 탁 트여 경치가 참으로 좋습니다. 
어리목으로 내려가면서 더욱 많이 느낀 것이 경치는 확실히 영실코스가 좋습니다.

사방에 눈꽃이 피었습니다. 
비현실적인 풍경, 겨울왕국.... 형용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다만 아쉬운것은 날이 흐려 구름이 많이 껴있고, 덕분에 시야가 멀지 않다는 것입니다. 
파란 하늘로 한라산 정상 부근을 볼 수 있었다면....
내려다 보았을 때 아래가 다 보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결국 다시한번 영실코스를 탐방할 계획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오르막길이 끝나고 윗세오름 휴게소까지 조금 평평한 길이 이어집니다. 
더욱더 많은 눈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예전에 폭설이 내린 후 태백산을 찾은 적이 있었는데
이만큼 아름답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본 최고의 겨울풍경입니다.







윗세오름 근처 짙은 구름으로 시야가 좁아집니다. 
좌우를 살펴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영화인가 남극탐험 중 앞사람을 놓쳐 조난당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꼭 그런 기분입니다. 
아들도 기분이 오싹하다고 합니다. 


한참을 걸은 뒤 윗세오름에 도착을 했습니다. 
준비해간 컵라면을 먹으려고 물을 부었는데....
아뿔사 물이 다 식었습니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물을 담는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나 봅니다. 
낭패였는데.... 다행히 윗세오름 휴게소 파업이 끝났는지 컵라면을 팔고 있었습니다. 
1개에 1500원 정말 싸다고 느껴지는 가격이었습니다. 
아들과 둘이서 맛있게 먹고 어리목쪽으로 내려옵니다.

어리목쪽 역시 짙은 구름으로 앞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경사도 상당하고 거리도 영실보다 깁니다. 
하산은 확실히 힘이 듭니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풍경입니다.












어리목 탐방소까지 도착을 했습니다. 
어리목탐방소에서 버스타는 곳까지는 한 10분정도 내려가야 합니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로 돌아가는 버스 시간표는 아래와 같습니다. 


참으로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눈 많이 오고 날씨가 좋아지면 다시한번 영실코스를 오르고 싶습니다. 
겨울에 제주도에 가신다면 꼭 한라산 영실코스에 가보세요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