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9까지 기대하고 고대하던 여름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쉴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늘 휴가 때면 그동안 가고싶던 여행지를 여러곳을 열심히 방문하는 스타일이었는데
몇년 전부터 한곳에 오래 머무는 그래서 여유를 즐기고 쉼을 찾는 그런 여행 또는 휴가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번 휴가도 그러한 스타일에 중점을 두고 계획하고 진행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캠핑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단 몇가지 조건이 있었는데
첫째, 무조건 강원도다. 남해안도 가보고 서해안도 가보고, 아래 지방도 다녀봤는데 여름에는 너무 덥습니다.
역시 휴가는 시원한 강원도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
둘째, 캠핑장은 50동 미만이 들어가는 소규모여야 한다. 휴가가서까지 사람들에게 치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캠핑은 얇은 텐트를 경계로 지내야 하기 때문에 이웃 잘못만나면 정말 피곤해집니다.
실제로 중도에 갔다가 이웃 잘못만나는 바람에 잠을 설쳤습니다. 젊은 것들과 싸울 수도 없고... 에휴....
세째, 가급적 숲속 캠핑장이되 가까운 곳에서 물놀이가 가능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바다에서 물놀이는 않좋아 하지만
계곡이나 천변, 강변 물놀이는 너무 좋아해서 이것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조건을 가지고 이곳 저곳 알아보고 각 캠핑장 리뷰를 살펴보던 중에 눈에 들어오는 캠핑장이 있었습니다.
바로 강원도 인제에 있는 가리벨리 캠핑장이었습니다.
넓은 숲속에 있는 캠핑장이지만 작은 규모로 운영을 하고 있고 사이트가 독립적이어서 어느정도 사생활도 보장되고
시설도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이트 크기가 조금 작기는 했지만 어차피 숲속이라 타프를 치지 않는다면 괜찮았습니다.
캠퍼들의 평가들도 전체적으로 괜찮았습니다.
그래서 미리 예약을 하였습니다. 조금 우려되는 것은 아직도 구식 방법으로 예약을 받다보니 지정 좌석제가 아니라서 문제의 소지가 있었고
사이트 문제로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혹시나 자리가 없어서 계곡 사이트로 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계곡사이트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계곡 사이트는 옆텐트와 간격이 좁아서 자칫 불편함이 생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캠핑을 떠나기 일주일 전에 좋지 않은 글이 카페에 올라 온지라 많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제 주사위는 던져진거고....
8월 5일 교회에서 돌아와서 짐을 챙겼습니다.
허걱 3박4일의 일정이다 보니 짐의 양이 너무 많았습니다.
윈스톰에 짐이 다 실리지 않는 것입니다. 결국 몇개의 짐을 버린뒤 간신히 짐을 쑤셔 넣을 수 있었습니다.
8월 6일 월요일 아침 드디어 부푼 가슴을 안고 온가족이 휴가를 떠납니다.
휴게소에 들려서 감자도 사먹고, 오징어도 사먹고, 가는 길은 막힘없이 쾌적했습니다.
드디어 캠핑장에 도착...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습니다.
사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사이트를 안내 받았습니다.
생각보다 사이트는 한산한 편이었는데 숲속사이트에 제가 원하는 넓은 사이트는 이미 차있거나
예약 팻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아... 미리 알았으면 원하는 사이트를 지정해서 예약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안내받은 사이트는 펜션 사이트인 P1 사이트입니다.
숲속사이트로 갈까 하다가 해먹을 걸 수 없다는 것 외에는 여러가지 조건이 좋았습니다.
독립적이고, 사이트 넓고, 주차 편하고, 편의시설 가깝고....
아내도 만족스러워 하길래 그곳에 사이트를 구성하기로 결정하고 빠르게 텐트를 치기 시작합니다.
아들녀석이 많이 컸다고 한몫 단단히 합니다.
시은이의 도움으로 사이트 전체를 구성하는데 40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3박 4일 동안 우리의 보금자리가 될 사이트가 구성되었습니다.
폭스리버 DX를 치고 익스텐션 타프 시스템을 타프 대용으로 사용합니다.
그 아래 바베큐 테이블과 바베큐 의자를 구성했습니다.
조만간에 아내를 위해 릴렉스체어를 구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예전에 쓰던 롤 테이블을 텐트 전실에 놓고 쿨러와 캠핑도구 가방을 깔끔하게 정리아고 그 아래에 불필요한 물건들을 넣었습니다.
생각보다 정리가 잘 된 것 같습니다.
점심으로 짜파게티를 끓여 먹고 아이들 성화에 못이겨 물놀이를 가기로 합니다.
캠핑장 옆의 계곡에서 물놀이가 가능한가 살펴보았는데
수량이 너무 적습니다.
선녀탕은 좁고 깊어서 안심이 안되구요
사장님께 물어보니 가까운 곳에 물놀이 할 곳이 있다더군요
캠핑장에서 나와서 입구 '가리밸리'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우회전을 하면 인제읍쪽으로 가는 길이지만
좌회전을 해서 약 8~10분정도 내려가면 "쌍다리"라는 다리가 나옵니다.
다리 건너에 '1박2일' 펜션이 있고 그 아래에서 부터 다리 아래 쪽으로 물놀이 하기 딱 좋은 장소가 있습니다.
수량도 어른 허벅지 정도이고 다리 윗쪽은 자갈들이 깔려있고 다리 아래쪽으로는 모래입니다.
안전하기도 하고 물이 많이 차지 않아서 아이들 놀기에 적당합니다.
아이들을 풀어놓으니 신났습니다.
시은이는 먹이감(가은, 소은)을 찾아 어떻게 괴롭힐지 고민하면서 다니고...
가은이는 레프팅을 즐기고.....^^
소은이는 그런 가은이를 졸졸 쫒아 다닙니다.
4시조금 넘어서까지 놀다가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녁을 먹은 사이 캠핑장에 어둠이 내렸습니다.
저녁은 삼겹살을 구웠는데. 전에 함허동천에서 먹던 수입삼겹살은 정말 좋았는데
이번에 산 삼겹살은 최악입니다. 아이들도 고기가 맛이 없다고 그러고
저도 영 못마땅합니다. 앞으로는 고기 잘보고 사야 겠습니다. 싼게 비지떡입니다.
저녁식사후 아이들은 이너텐트에 들어가서 자기들 끼리 잘 놀고 있습니다.
카드 놀이도 하고... 노트게임이라고 자기들이 만든 게임도 하고....
아내는 책을 읽고, 저는 아이패들을 합니다.
너무 여유있습니다.
강원도 산골의 밤은 약간 춥습니다.
서울은 폭염이라는데 여기는 서늘합니다. 얇은 점퍼를 하나 걸쳐야 합니다.
모든 것이 여유있어서 좋습니다
소은이는 언니 오빠하고 노는 것이 재미가 없었는지 엄마와 이야기 만들기 놀이 중입니다.
엄마와 딸이 만들어가는 동화를 듣고 있자니 재미있습니다.
가끔 이야기가 산으로 가기도 하지만 결론은 그래도 해피엔딩이네요
둘째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우볶음밥으로 아침식사를 한 뒤
오전은 여유롭게 보내기로 합니다.
책도 읽고 대화도 나누고
특별히 뭐를 해서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지내는 것도 참 좋은 휴가입니다.
소은이와 함께 캠핑장을 산책합니다.
소은이는 항상 무언가 재잘거립니다. 궁금한 것도 많고, 할 이야기도 많고...
점심 식사후 다시 어제 그 계곡으로 물놀이를 나왔습니다.
가은이는 빠른 물살에서 레프팅을 합니다.
연속사진입니다.
늘 가족들 사진에는 제가 없는데 오늘은 아내가 함께 나와서 사진을 찍어줍니다.
몇년만에 등장하는 제 얼굴입니다.
물놀이 갔다와서 저녁을 좀 읽찍 먹었습니다.
오리 훈제구이.... 일부러 양을 조금 적게 사왔더니 8시 넘으니아이들이 배고프다고 난리입니다.
그래서 구이바다 꺼내서 쏘세지를 굽습니다.
저렇게 구원 쏘세지는 정말 맛있습니다.
둘째날 저녁은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웠습니다. 그래서 테이블을 텐트 전실로 들였습니다.
가끔 폭스리버 DX 전실이 작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써보고 하시는 말인지 궁금합니다.
우리 다섯식구 생활하는데 전혀 부족하지 않습니다.
세쨰날 아침... 이날은 특별한 날입니다.
가은이 생일이었습니다. 아침에 간단하게 컵케익을 들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부릅니다.
오늘은 속초에 가서 닭강정도 사주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가은이 생일 잔치를 할 생각이었습니다.
문제는 아침에 차의 시동이 안걸리는 것입니다.
렉카차가 와서 밧데리를 점프를 했어도 시동이 안걸립니다. 세루모터가 나간것 같답니다.
게다가 이곳은 촌이라서 부품이 없고 춘천에다 주문하면 내일 점심쯤에 도착한답니다.
멘붕상태가 됩니다.
일단 견인해서 정비소로 옮기면서 머리속에 여러가지를 계산합니다.
춘천까지 가도 하루를 버릴 것 같습니다. 비용도 많이 들고....
제일 좋은 방법은 일단 정비소에 들어가서 상황을 파악하고 차를 렌트하는 것입니다.
인제에도 렌트카 회사가 여러개 있다니까 그걸로 다니면 됩니다.
정말 다행인 것은 정비소에서는 시동이 걸렸다는 것입니다.
정비 반장님 이야기로는 아무래도 밧데리 수명이 다 된 것 같답니다. 문제는 밧데리도 없답니다. ㅠㅠ
그래도 시동은 걸렸으니까....
캠핑장으로 돌아와 가족을 태우고 조금 늦게나마 속초로 나갑니다.
만석 닭강정에 들려서 닭강정도 사고,
아바이 마을에 들어가 순대도 사먹습니다.
아바이 마을 순대는 정말 실망이었습니다. 가격은 비싼데 맛은 병천순대만도 못합니다.
2만원짜리 순대는 양이 왤케 작은지 순대국밥는 또 왜 그런지....
추천드리기는 시장에서 오징어 순대 사다가 캠핑장에서 데워드시는 것이 더 좋습니다.
아차피 아바이 마음 순대중에 직접 만드는 순대는 거의 없고 동일한 공장에서 보급되는 것입니다.
캠핑장으로 돌아와 만석닭강정을 놓도 다시 한번 생일파티를 합니다.
그렇게 마지막날이 지나갑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사이트를 철수하고 춘천으로 향합니다.
밧데리를 교체하고, 닭갈비로 점심식사후 양평으로.....
그렇게 2012년도 휴가도 끝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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