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4일 월요일 시은이와 함께 소백산을 다녀왔습니다.
예전에 희방사을 기점으로 소백산에 엄청 힘들게 올랐던 기억이 있어서 주저주저하다가
시은이와 함께 소백산을 오르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시은이가 아직 체력이 되지 않기 대문에 코스 선정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죽령을 통해서 연화봉 천문대까지 가는 코스가 그래도 제일 만만할 것 같기는 했지만
1439m의 비로봉 정상을 밟게 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삼가탐방지원센터를 통해 비로봉을 올랐다 다시 내려오는 코스로 결정을 했습니다.
대략 5시간 조금 더 걸리는 코스입니다.
새벽 일찍 집을 나섭니다. 제가 사는 인천 서구 검단에서 소백산까지는 3시간 조금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은이는 잠이 부족해서 차의 2열 3열을 폴딩해서 침낭 주고 더 자도록 했습니다.
단양휴게소에서 식사를 하고 삼가야영장에 9시 10정도에 도착을 했습니다.
오늘 일정을 시은이에게 설명해 줍니다. 시은이가 많이 걱정하네요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인증샷....
아들과 함께 산행을 한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입니다.
딸들의 애교도 행복하지만
아들이 있어서 함께 취미생활을 한다는 듬직함이 있습니다.
비로사 입구입니다. 들려볼까하다가 그냥 스쳐지나갑니다.
하산할 때 시간이 되면 들려볼까하지만 대부분 하산할 때 들린다고 마음먹고 들려본 역사가 없습니다.
체력이 많이 소진되었기 때문에 귀찮아서 그냥 내려가게 되죠
비로사 오른쪽으로 본격적인 등산로가 있습니다. 비로봉까지의 거리가 보입니다.
시은이에게 얼마 안걸릴거라고 거짓말을 하지만
시은이도 몇번 함께 다녀본 통박이 있어서 대충 얼마나 걸릴지 압니다.^^
벌써 부터 힘들어 합니다. 표정이 좋지 않네요
멋지게 인증사진을 찍고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합니다.
초반부터 많이 힘들어합니다.
함께 산행을 하면서 이렇게 힘들어하는걸 처음 봅니다.
처음에는 괜히 꾀 부리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수련회를 다녀온지 얼마 안되서 체력이 많이 소진된 것 같다고 하네요
수련회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이해가 되었습니다. 걱정이 되네요
중간에 마을이 있습니다. 달밭골이라고...
민박도 하고, 식사도 팔고 하는 것 같습니다.
탐방로 사진을 한 장 찍습니다. 경사가 급하지 않다고 설명하려고 했는데 떡하니 "어려움"이 표시되어 있네요
마지막 40분은 고생을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들 몇분이 산행을 하고 계십니다.
그 뒤를 바짝 쫒아갑니다.
표정이....
계속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수련회 다녀와서 체력이 안된다... 그냥 집에 있을 걸 그랬다..."
안스럽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고, 정상이 코 앞입니다. 여기서 부터는 힘든 구간이지만
금방이면 된다. 네가 자랑스럽다 등등...." 설득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하산 후의 공약입니다.
"정상 정복 후에 이곳에서 라면을 먹자. 그리고 하산하면 이곳에서 유명한 풍기 인삼갈비탕을 먹자.
또 여기 온천이 있다고 하니까 온천가서 몸을 푹 담갔다가 가자"
시은이 얼굴에 슬그머니 미소가 번집니다^^
마지막 피치를 내 봅니다. 의외로 시은이가 할아버지들 뒤를 따라서 잘 올라갑니다.
인삼갈비탕의 힘일까요?
정상이 눈 앞에 보입니다. 이제 다 올라왔습니다.
여기서 소백산 정상 비로봉입니다. 해발 1439미터입니다.
바람이 엄청 붑니다.
도저히 서있기도 힘이 듭니다.
인증샷을 찍습니다. 바람 때문에 눈도 뜨기 어렵습니다. 볼이 떨어져 내려갈 것 만 같습니다.
빨리 하산하기로 합니다.
주변 경관을 살펴봅니다. 다음번에는 죽령에서 이쪽 능선을 타볼 생각입니다.
기대됩니다.
조금 내려와서 자리를 잡고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었습니다.
산악회에서 오신 듯한 분들이 정상을 향하기 전에 저희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잠시 쉬었습니다.
몇몇 분들이 시은이에게 관심을 보였습니다.
아주머니 한 분이 아들 너무 잘 생겼다고, 그리고 너무 대견하다고 칭찬하십니다.
괜히 어깨가 으쓱합니다. 이런 재미로 아들 데리고 산행을 하는가 봅니다.
컵라면 하나로 기분이 매우 UP됩니다.
시은이 말로는
온몸이 리셋되고 다시 시작하는 것 같답니다.
역시 산에서 먹는 뜨거운 컵라면은 최고 입니다.^^
하산길 표정은 매우 좋았는데
자꾸 다리가 떨려서 자기 다리같지가 않다고 합니다.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나봅니다.
그렇게 5시간 20분정도 산행을 했습니다. 시은이가 지금까지 했던 산행중 제일 긴 산행이었습니다.
약속대로 하산을 해서 그 지역에서 유명한 풍기인삼갈비탕집에 들렸습니다.
9000원 짜리 갈비탕인데 나름 맛있습니다. 국물도 진하고, 고기도 넉넉하고
시은이 너무 좋아합니다. 아빠 식성 닮아서 뭐든지 잘 먹습니다.
함께 산행을 마치면 항상 최고도 대접합니다.
그런 대접 받을 만한 자격이 있습니다.
먼 곳에 왔으니 그냥 쉽게 돌아갈 수 없습니다.
소수서원에 들려봅니다. 역사공부 시켜야죠.
설명도 해주고, 박물관도 구경하고, 추노 촬영을 했던 선비마을도 들려봅니다.
시간이 빠듣해서 부석사는 못들렸습니다.
풍기 지방에 유명한 정도나츠에 들려서 도나츠도 몇개 삽니다.
맛이 정말 명불허전입니다.
둘이 하나씩 집어 먹고 감탄하면서 서로를 쳐다보았습니다.
포장한 거 더 먹으라고 했더니 안된답니다. 엄마 가져다 드리고 함께 먹어야 한다고....
기특한 아들입니다.
풍기온천에 들려서 피로를 풀고 올라왔습니다.
오는 내내 피곤했는지 시은이는 깊이 잠이듭니다.
다음번에는 죽령코스로 한번 오르잡니다. 봄방학을 기대해 봐야 겠습니다.
'산행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근교 산행 - 북한산 대남문까지 (0) | 2013.03.09 |
---|---|
서울 근교 산행 - 폭설 후 찾은 불암산 (0) | 2013.03.09 |
온가족이 함께한 눈과 바람의 나라 선자령 (1) | 2012.12.22 |
태백산 - 설국에 가다 (2) | 2012.12.20 |
서울 근교 단풍 산행 - 안양예술공원에서부터 삼성산까지 (0) | 2012.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