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방학을 했습니다.
방학 첫날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서 산행을 택했습니다.
너무 힘들면 안되고, 또 볼 것도 있어야 하겠기에
조금 길기는 하지만 적당한 가파르기와 눈이 많은 선자령을 택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태백산 등반 이후에 선자령도 꼭 가보고 싶었던 욕심도 있었습니다.
전날 아이들이 필요한 장비를 이곳 저곳을 들려 구입했습니다.
아이들 스패츠와 아이젠을 구입하고
아내의 등산화 여분을 아들과 큰 딸이 신고 막내는 부츠를 신기로 하고
추울까봐 스키 바지를 입혔습니다.
아침 일찍 아내와 중딩1 아들, 초딩 4 딸, 초딩 1 딸과 함께 다섯식구가 선자령으로 출발을 합니다.
3시간 정도 달려서 먼저 옛 대관령 휴게소 아래에 있는 남경 식당에 들려서
메밀막국수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남경식당은 한 6년전 용평레포빌에서 휴가를 보낼 때 알게된 식당인데 메밀막국수 맛집입니다.
한번 들려보시면 후회은 안하실겁니다.
12시 조금 넘어서 선자령 등산로 입구에 섰습니다.
선자령 등산코스는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등산로 입구 - 전망대 - 선자령 정상까지는 약 5km의 거리입니다.
다시 선자령 정상에서 - 샘터 - 풍해조림지 - 양떼목장 - 등산로 종점까지는 5.8km의 거리입니다.
성인이 산행을 할시는 대략 3시간 30분에서 4시간 정도면 산행이 가능합니다.
입구에서 장비를 다 갖추고 기념 사진 1장을 찍습니다.
막내 소은이 신발이 등산화가 아니라서 자꾸 아이젠이 벗겨 집니다. 초반부터 조금 힘드네요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시은이는 엄마 대신 배낭을 매고 맨 앞에서 씩씩하게 걷습니다.
배낭매고 스패츠 찬 모습이 무척이나 잘 어울립니다.
막내 소은이가 처음부터 힘들어 합니다.
아이젠이 자꾸 벗겨지고 오르막길이 힘들다고 헥헥거립니다.
산행을 마칠 수 있을지 자꾸 걱정이 됩니다.
길위에서 한장....
짧은 거리를 올라왔는데도 아이들이 점점 더워지는 모양입니다. 자꾸 장갑도 벗게되고
옷도 느슨하게 합니다.
선자령은 무선표지소 있는데 까지는 임도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왼쪽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본격적인 등산로가 이어집니다
그러나 표고차가 높지 않아서 여기까지 치고 올라갔다면 다음부터는 완만하게 능선을 타게 됩니다.
둘째 가은이도 조금씩 힘들어 합니다.
마지막 전망대 올라가는 길입니다.
시은이 가은이 소은이가 먼저 올라가 포지를 취합니다.
전망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바람이 엄청 붑니다. 정말 장난이 아니더군요
선자령 정상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소은이의 체력에 점점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하긴 8살짜리 여자아이가 이렇게 온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실제 이날 산행에서 우리집 아이들처럼 어린 아이는 단 한명도 보질 못했습니다.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다들 놀라워하고 대견스러워 하더군요
가은이도 잠시 뒤쳐집니다.
소은이가 자꾸 무릎이 아프다고 해서 걱정이 됩니다.
되돌아갈까? 했더니 그건 싫답니다.
정상지 저만치 보입니다.
잠시 쉬기로 하고 아이들에게 에너지바 하나씩 먹입니다.
그런데 바람이 장난이 아닙니다.
드디어 선자령 정상에 도착을 했습니다.
정말 대단한 아이들입니다.
결국 여기까지 왔습니다.
주변 분에게 도착해서 갤3로 제가 포함된 가족사진도 한장 찍습니다.
잠시 자리에 앉아서 삶은 계란도 먹고, 마이쭈도 하나씩 입에 넣어줍니다.
잠시 가족회의를 했습니다.
원래는 샘터쪽으로 해서 내려가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면 1km 가까이 더 움직여야 합니다.
현재 소은이의 상태를 봐서는 그것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쉽지만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 체력을 아끼기로 합니다.
하산길은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중간에 바람이 조금 적게 부는 곳에서 코코아와 커피도 한잔씩 타서 마십니다.
소은이는 계속 처집니다.
체력적으로 당연합니다. 8살짜리 여자아이가 감내하기에 쉬운 거리는 아니니까요
시은이가 조금 뒤쳐져서 소은이를 돌봅니다.
집에서는 매일 동생들 괴롭히는 못된 오빠지만
밖에서는 그래도 동생들 챙기고 엄마도 챙기고.... 제 몫을 다합니다.
기특한 시은이^^
다행이 종점을 눈 앞에 둔 곳까지 무사히 내려왔습니다.
모두들 잘 견디었습니다.
아내도, 시은이, 가은이, 소은이도....
거의 하산이 완료될 시점이 되니까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장난을 치기 시작합니다.
눈덩이를 저렇게 스틱에 끼워서 성화봉송 놀이도 합니다.
시은이가 동생들 하나씩 껴주었습니다.
나중에는 자기들 스스로 해봅니다.
저게 눈이 부서져서 잘 안되는 조금 해보니까 요령이 생기더군요
솜사탕 먹는 포즈....
이제는 아내도 합세합니다. ^^
총검술도 보여줍니다....
약 4시간 20분만에 하산을 완료했습니다.
다들 많이 힘들었지만
온 가족이 왕복 10km, 4시간 20분의 산행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아이들이 참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이번 산행이 고생이 아닌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춘천에 들려서 아이들 좋아하는 닭갈비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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