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불편한 신발로 올레 4코스를 완주하느라 다리가 말이 아니었습니다.
스쿠터 여행으로 여행의 방법을 바꿀까도 고민했지만
결국 다시 한번 올레길을 걷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올레 3코스입니다.
다만 21km에 달하는 A코스 보다는
발의 상태를 가만하여 좀 짧은 B코스를 걷기로 했습니다.
A코스에 있는 김영갑 갤러리가 많이 아쉬웠지만 지난 스쿠터 여행시에 들렸던 경험도 있고
아무래도 오름을 오르게 되면 중간에 여행을 포기해야 할 상황도 생길 것 같아서 B코스로 결정했습니다.
올레 3코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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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21.3km에 걸친 중산간 길의 고즈넉함을 만끽할 수 있는 올레다.
양옆에 늘어선 오래된 제주돌담과 제주에 자생하는 울창한 수목이 운치를 더한다.
나지막하지만 전망이 툭 트인 ‘통오름’과 ‘독자봉’ 또한 제주의 오름이 지닌 고유의 멋을 느끼게 해준다.
도중에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 들러 사진에 담긴 제주의 하늘과 바다, 오름, 바람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이 올레의 매력.
중산간 길을 지나면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되는 바다목장 길이 열린다.
물빛 바다와 풀빛 초장이 푸르게 어우러진 낯선 풍경이 감탄을 자아내는, 제주에서만 접할 수 있는 바당올레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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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을 보면 아무래도 A코스가 3코스의 매력인 것 같은데....
다름번에 A코스를 걷는 것으로 하고 오늘은 B코스 걷기로 합니다.
아침에 모텔에서 나와 구시외버스터미널에서 701번 서일주 버스를 탔습니다.
대략 1시간 20분쯤 걸려서 온평 초등학교에서 하차를 했습니다.
바닷가쪽 포구로 내려가면 올레 3코스 시작점이 보입니다.
마을을 깔끔하고 분위기 좋은 까페도 보입니다.
갑자기 작은 개 한마리가 나와서 친한척을 합니다.
한동안 이 강아지가 쫒아와서 혹시나 강아지 길 잃어버릴까 걱정했는데
다른 강아지 만나서 함께 또 놀더군요
온평 포구의 올레 3코스 시작점입니다.
이곳은 혼인지라고 해서
재미있는 돌들을 많이 세워 놓았습니다.
할머니들이 잡초를 뽑고 계셨습니다.
아마 공공근로 하시는 것 같은데.... 이분들 대부분은 과거 해녀가 아니었을까 상상해 봅니다.
포구를 지나 이쁜 게스트하우스가 나왔습니다.
안까지 들어가볼까하다 괜히 쉬시는 분 불편해 할까봐서 그냥 밖에서 사진 몇장 찍었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글귀가 있네요 아래아래 사진에서처럼
"비오는 이런 날엔 여행 망쳤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비오는 날도 여행은 즐거워요
제주도로 마음 놓으려, 마음 담으려, 버렸던 마음 주우려 오신 분들
여행 행복하게 하세요"
지금 나의 상황과 너무나 딱 많아서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장마 시작하기 전에 내려온다고 내려왔는데
어제부터 하루종일 비오고 지금도 빗방울이 간간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 비를 즐기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을 알기에
그리고 비오는 날 여행도 행복하다는 것을 알기에 살짝 미소지어 봅니다.^^
다리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 이런 길이 나오면 고민이 됩니다.
가급적 편한 길을 찾게 되더군요
신산리 환해장성의 모습입니다.
중간에 길을 잘못들어 환해장성을 따라 쭉 걷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스쿠터 여행시에 이곳에서 사진을 찍은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중간 스템프 찍는 곳입니다.
농개는 농어가 들어오는 바닷길목입니다.
이곳 입구에서 투망을 통해 농어를 잡았다고 하고 지금도 낚시가 잘 된다고 하는데
여행 중단하고 낚시나 해볼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A코스와 B코스가 갈리는 곳입니다.
개인적으로 B코스를 걸으면서 느낀 것은 역시 A코스가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B코스는 바당올레인데
제주도의 광어양식장은 이곳에 다 모여있는 것 같았습니다.
문제는 걷는내네 광어양식장에서 나는 기계돌아가는 소리, 물소리 때문에 정신이 없습니다.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끼기 어렵고 음악소리도 잘 들리지 않습니다.
조용해야 할 올레길이 너무 시끄럽습니다.
특별히 체력에 문제가 없거나 저 처럼 다리에 문제가 없는 분이라면 B코스보다는 A코스를 걸으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신천목장 입구입니다.
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되었다고 하는데
날씨만 좋았다면 참 좋은 풍경을 보여주겠구나 싶었습니다.
사진찍는 중에 쳐다보는 소들이 좀 무서웠지만 평화로움을 느낄 만한 곳입니다.
표선해변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올레 3코스가 거의 끝나간다는 의미입니다.
발바닥의 물집, 오른편 무릅 뒷쪽의 통증, 발가락의 통증 때문에 제대로 걷기가 힘들어 쉬는 시간도 점점 더 늘어납니다.
너무 아파서 눈물 날 지경입니다.
이제 풍경도 눈에 잘 안들어옵니다.
표선 해변입니다. 벌써 여러 가족들이 나와서 물가에 발을 담그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틀 여정 중에 처음으로 파란 하늘이 보였습니다.
어제도 하루종일 비가 오고
오늘도 걷는 내내 흐린 하늘과 비를 뿌리던 하늘이
올레 3코스를 마치려하자 파란 하늘을 보여줍니다.
진작 이런 하늘이라면 좋았을 것을......
어제 4코스 출발했던 장소에 도착하여 올레 3코스 도착 스템프를 찍습니다.
올레 안내소에서 시원한 물도 한잔 얻어마셨습니다.
드디어 고난의 행군를 마쳤습니다.
올레 3코스는 아쉬움이 있어서
다음에 다시 A코스로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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