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제주도 가족여행(11/9-10)을 다녀온지 2주만(11/23-24)에 다시 제주도를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필자가 생각해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기는 한데
올해 유난히 제주도에 자주 내려가는 것 같습니다.
혼자서 어떤 길을 걸을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가급적 서귀포권역의 올레길을 거의다 마치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서귀포권역의 걷지 못한 올레길은 10-1코스, 11코스, 7-1코스 인데
조금 무리하면 걸을 수 있겠다는 계산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항에서 모슬포로 가는 차를 간발의 차로 놓치고
또 비가 오는 바람에 10-1코스는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제주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먼저 올레 11코스를 걷기로 결정합니다.
올레 11코스는 난이도 중으로 약 17.8km의 거리입니다.
올레 11코스에 대한 홈페이지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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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슬포항(하모체육공원)에서 시작하는 11코스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길,
근대사와 현대사가 녹아 있는 올레다.
11코스의 절정인 모슬봉은 이 지역 최대의 공동묘지가 있는 곳으로서,
제주올레는 이곳 정상부로 올라가는 ‘잊혀진 옛길’을 산불감시원의 조언을 얻어 복원했다.
모슬봉에서는 흔들리는 억새 사이로 드넓게 펼쳐진 제주 남서부 일대의 오름과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신평-무릉간 곶자왈 올레는 제주올레에 의해 처음 공개된 ‘비밀의 숲’으로 또 다른 감동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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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주에서 모슬포 하모체육공원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이전에 10코스를 이곳에서 역으로 걸었던 기억이 있어서 가는 길은 낮설지가 않았습니다.
하모체육공원에 있는 올레 안내소입니다.
10코스를 걸을 때도 날씨가 별로 안좋았는데 오늘도 별로 좋지 않습니다.
일기 예보에는 오후 3시 부터 비가 예정되어 있어서 조금 서두르면
비가 오기 전에 올레 11코스를 마칠 수 있을 거란 계산을 했습니다.
그러나.........
올레 안내소에 도착하자 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오늘도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템프를 찍고 올레 11코스를 시작하였습니다.
멘도롱 또똣 이후에 비슷한 이름의 까페들이 많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
카페의 색감이 맘에 듭니다 .
모슬포항의 전반적인 모습입니다.
모슬포에는 몇번 들린 적이 있습니다.
예전에 스쿠터 여행할 때도 들렸고
아내와 함께 여행할 때 이곳 옥돔식당에서 보말칼국수 먹었었고
2주전에도 가족과 함께 이곳에서 보말칼국수를 먹었습니다.
산방식당에 들려서 밀면 한그릇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직 너무 이른 시간입니다.
그냥 들렸을 때는 몰랐는데
걸어보니 모슬포항의 대략적인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비가 곧 그치지 않을까 생각해서 우산만 썼는데
아무래도 쉽게 그칠 비는 아닌 것 같고,
바지와 신발이 젖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보이는 정자에 앉아서
미리 준비한 비옷하의를 입었습니다.
올레길을 태풍 때라든지 비올 때 자주 걷다보니 나름 노하우가 쌓여갑니다.
그리서 전에 낚시 할 때 입으려고 산 우비의 하의를 챙겨갔습니다.
오늘 유용하게 쓰이네요
산이물을 지나 암반수 마농 마을 쪽으로 이동을 합니다.
마을로 이동을 하는데 자꾸 신경이 쓰입니다.
일단 바지 위에 우의를 입어서 매우 덥습니다.
상의쪽도 매우 덮구요
이러다가는 비에 젖는 것이 아니라 땀에 젖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을 입구에 마침 정자가 보이길래 들어가서
기모상의를 벗고 얇은 남방으로 갈아 입었습니다.
하의도 바지를 벗고 우비만 입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네요
조금 시원한 모습으로 다시 걷기를 시작해 봅니다.
비가 점점 많이 옵니다.
청소년 수련관에 잠시 쉬려고 했는데 휴무일이라 들어가 있을 데가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계속 전진합니다.
비가 거세져서 사진도 제대로 못찍었습니다.
모슬봉으로 진입을 하게 됩니다.
올레 11코스에 대한 설명중에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길'이라는 표현이 이해가 됩니다.
모슬봉 초입부터 공동묘지가 쭉 이어집니다.
나중에 내려올 때 보니 이곳이 대정읍의 6개면이 사용하는 공동묘지에 천주교 공동묘지까지
많은 묘지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습니다.
비오는 날 공동묘지 길을 걸으려니 좀 기분이.....
나중에 저녁에 숙소에 들어갔을 때
여주인께서 몇코스 다녀왔냐고 물으시길래 올레 11코스 다녀왔다고 했더니
"기분이 오싹하지 않으셨어요?"
"네 비오는 날 혼자 걸으니까 좀 으시시 하데요"
"거긴 날 좋은날 둘이 걸어도 오싹한 곳인데 거길 이런날 혼자 다녀오셨어요? 우와~ 대박"
하시더군요.....
멀리 산방산이 보이는데
날씨 관계로 잘 보이지 않습니다.
모슬봉 정상에 도착을 했습니다.
멀리 산방산이 보이고
공동묘지가 않에 펼쳐집니다.
모슬봉 내린 길을 따라 보성 농로를 지납니다.
제주도는 비가 오면 길이 이렇게 됩니다.
배수가 되는 곳이 없어서 한동안 물이 고여있게 됩니다.
정난주 마리아 성지입니다.
날씨가 좋았다면 잠시 들렸을 텐데
비가 계속 오니 여유가 없습니다.
신평곶자왈 입구입니다.
모슬봉을 지나서 두개의 곶자왈을 걷게 되는데 첫번째 곶자왈입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났길레
광고판에 보이는 집에 들어가 순대국밥 한 그릇으로 점심을 때웠습니다.
순대국밥에 생배추잎이 들어가는 경우를 처음 봤는데
신기했습니다.
본격적인 곶자왈을 걷습니다.
비가 오고 가운데 울창한 숲길을 걸으려니
조금 기분이 으시시합니다. 공동묘지를 걸었을 때 보다 더 오싹합니다.
신경이 바짝 곤두서는 것을 느낍니다.
곶자왈에 들어선 뒤 비가 그쳤지만 그 느낌은 계속되었습니다.
무릉곶자왈 아름다운 숲길을 걷게 됩니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중에 하나로 뽑혔다고 하는데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음에도 조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무릉곶자왈을 나와서 무릉2리 무릉 생태학교로 이동을 합니다.
날이 조금씩 개이네요
멀리 보이는 구름이 아름답습니다.
드디어 무릉 생태학교에 도착을 했습니다.
비오는 중에 무사히 올레 11코스를 마쳤습니다.
이상하게 필자는 우중에, 또는 태풍중에 올레코스를 자주 걷는 것 같습니다.
원래 제주도 날씨가 그러니 그러려니 합니다.
또 우중에 걷는 느낌도 좋습니다.
신발만 안 젖으면 좋겠습니다.
다음번에는 일기 예보에 비 소식이 있으면 신발에 발수 스프레이를 듬뿍 뿌리고 와야 겠습니다.
서귀포 숙소로 이동하므로 첫째날 일정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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