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슬픈 몽산포 캠핑 후기입니다.
캠핑을 위해 시간을 내기가 그리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들 학교 결석까지 시키고 5월 13일 몽산포오토 캠핑장으로 캠핑을 떠나기로 결정을 합니다.
가까운 곳에 한탄강오토캠핑장등 아주 좋은 캠핑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2시간 40분 거리의 몽산포로 결정한 이유는
어버이날 기념으로 대전에 사는 어머니와 동생가족과 함께 캠핑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였습니다.
그런데....
동생 가족이 시간 조정이 안되어서 캠핑에 참여할 수 없다고 합니다.
어머니도 오실 수 없다고 합니다.
비소식도 있네요....
잠시 고민했지만 어렵게 시간 조정해 놓은 거라서 다시 잡을 수 없고 해서 무작정 몽산포로 출발했습니다.
일요일 오후라서 이미 많은 캠퍼들이 빠져 나가고 캠핑장은 한산하더군요
해변 가까이 사이트를 마련합니다.
폭스리버 DX를 처음으로 쳐보고....
옆쪽으로 헥사타프도 칩니다.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사이트 구성이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해도 떨어지고 석양이 너무나 이쁘게 집니다.
오기를 잘 했다고 온 가족이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배고프다는 아이들을 위하여
고기를 굽습니다.
약간 쌀쌀한 날씨 였지만 괜찮았습니다.
아들은 소고기 보다 돼지고기가 맛있다면서 연신 고기를 입으로 가져갑니다.
식사 후 캠핑 역사상 처음으로 불놀이를 합니다.
화로대를 살까하다가 그냥 웨버그릴에 불놀이 하기로 하고
불을 붙였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모닥불 옆에서 아이패드를 통해서 개콘도 보면서 깔깔댑니다.
"무섭지 아니한가" 코너는 대박이었습니다.
만들어진 숯불에 남은 쏘세지도 궈먹고...
우리집도 한장 찍어보고....
좋았던 기억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뒤로는 사진도 없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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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빗소리를 들었습니다.
많은 비는 아니어서 괜찮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장소에 따라서는 적은 비도 문제가 될 수도 있더군요
아침에 일어나 비가 잠시 그친 사이 아침 밥을 먹고 오늘 할 일을 계획했습니다.
만조가 가까워 오니까 몽산포 항에 가서 낚시도 좀 하고
점심 먹고 나서는 간조로 넘어가니까 갯벌에 나가서 조개도 잡고 등등....
그런데 아침을 먹고 나니 비가 점점 더옵니다.
아들 꼬셔서 낚시를 갔는데 비는 계속 오고 물 속에는 잡어 한마리 없습니다.
옷은 다 졌는데 채비는 계속 걸려서 터지고 슬슬 짜증이 올라옵니다.
아들에게 안되겠다고 돌아가자고 한 뒤
먹을 거라도 잘먹야 한다는 생각에 몽산포 항에서 조개구이감을 사기로 합니다.
원래는 우럭이라도 잡아서 먹을 계획이었는데....
점심을 먹고 나니
비의 양이 늘어나고 도무지 그칠 생각이 없습니다.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이미 갯벌체험은 물건너 갔습니다.
차라리 이럴 바에는 철수를 한 뒤 찜질방에 가서 놀다 가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오는 길에 서산에 있는 큰 찜질방을 봐두었거든요
철수를 하는데 비는 계속오고
폭스리버 DX가 철수할 때 오히려 번거러운 텐트라는 것을 이날 깨달았습니다.
간단하게 이너를 떼고 본체 텐트를 접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너 자립형과 플라이형태이기 때문에 철수가 애매합니다.
모래와 흙이 텐트에 범벅이 됩니다.
다른 장비도 모래반 흙반입니다.
옷과 신발도 완전 거지꼴로 변해갑니다.
이미 우아하고 여유로운 캠핑은 간곳없고 난민으로 변해갑니다.
이미 가족들은 멘붕.... 패닉상태로 빠져갑니다.
옷도 젖어버리고 모래와 흙으로 더러워져...(저와 아들만) 이상태로 찜질방에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집으로 가서 씻고 다음 일을 계획하기로 하고 서해안 고속도로를 탓습니다.
오는 길에 아내와 이야기 합니다.
"앞으로 해변가로는 오지 말자"
아내가 웃습니다.
낚시를 좋아하는 제가 바다가를 포기할리 없다는 뜻이겠죠...
근 3개월 만에 떠난 캠핑은 조금은 슬프게 끝이나고
6월달 아버지의 체면을 세우기 위한 캠핑을 살포시 계획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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